2024 국립해양박물관 기획전시 항해와 시계(국립해양박물관)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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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열며
이번 전시는 경도를 측정하는 방법의 발전 과정과 중요한 발견들을 소개합니다.
먼 옛날부터 위도는 별을 보면서 쉽게 측정할 수 있었지만, 경도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경도를 정확히 알지못하면 항해 중에 배의 위치를 잘못 판단하게 되어 길을 잃거나 사고가 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러 나라들은 정확한 경도 측정법을 찾기 위해 경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항해 기술과 과학이 크게 발전하였습니다.
특히, 영국은 배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는 해상시계를 발명하여 경도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 시계 덕분에 경도를 쉽게 계산할 수 있게 되었고, 안전하고 정확한 항해가 가능해졌습니다.
정확한 경도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항해는 더 안전해졌고, 활발한 무역과 세계지도 제작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경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이 발견이 어떻게 세계사를 바꾸었는지 알아보고,
당시 과학자들과항해사들이 겪은 도전과 성과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1부. 항해의 문제 - 경도를 모른 채 항해하다
18세기까지는 경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방법이 없어서 유럽의 원양 항해는 위도에만 의존했습니다.
선원들은 태양이나 별을 이용해 위도를 계산할 수 있었지만, 경도는 경험과 추정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정확도가 떨어졌습니다. 항해사들은 날씨, 조류, 바람 등을 고려해 항로를 계산했지만, 결과적으로 1~200㎞ 정도의 큰 오차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오차 때문에 항해는 계획보다 오래 걸렸고, 그 사이 선원들은 식량 부족이나 질병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또한 항로를 잘못 계산해 암초에 부딪히거나 엉뚱한 곳으로 표류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선박에 실린 무역품의 손실은 물론, 선박의 침몰과 같은 큰 피해도 가져왔습니다. 경도를 모르는 항해는 특히 위험한 모험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안전하고 검증된 항로에만 전함과 상선이 몰려 해적의 표적이 되기도 하였고, 혼잡하고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그래서 경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절실했습니다.
2부. 경도의 발견 - 경도 측정법을 알아내다
경도를 측정할 수 없어 일어나는 빈번한 해상사고로 인해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과 같은 해양 강국들은 경도 측정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람에게 보상을 약속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그리니치 천문대와 파리에 연구소를 세우고 경도 측정을 위한 연구에 나섰습니다.
경도는 두 지점의 시간을 비교하면 간단하게 측정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제시되었습니다. 하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보고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관측의 한계, 높은 수준의 천문학적 지식을 요구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다른 방법은 정확한 시계였습니다. 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기준 시간을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는 시계가 있다면, 경도 측정이 더 쉽게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영국의 시계 제작자인 존 해리슨은 다른 모든 과학자를 제치고 경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해상시계”를 발명하였고 배에서 정확한 경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경도 측정은 영국이 해양 강국으로 자리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동시에 항해의 안전성도 높였습니다.
3부. 두번째 도전 - 해상시계를 시험하다
제임스 쿡은 18세기 영국의 위대한 탐험가이자 항해사로, 해상시계를 실제 항해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인물입니다.
쿡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세계 탐험은 항해사들에게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 두 차례의 항해에서 그는 해상시계를 사용해 경도를 측정함으로써, 당시 항해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였던 정확한 경도 계산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쿡의 업적은 해상시계가 항해자들에게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이를 통해 전 세계 지도가 이전보다 훨씬 정밀하게 그려질 수 있었습니다.
4부. 문제의 해결 - 경도를 알고 항해하다
해리슨의 해상시계는 경도 측정의 혁신을 가져왔지만, 누구나 시계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해리슨 자신도 해상시계를 만드는데 평생을 보낸 것처럼 해상시계를 빠른 시간 내에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후 존 아놀드와 토마스 언쇼, 토마스 머지는 존 해리슨의 『시계의 원리』를 토대로 하면서도 시계의 구조를 단순화하여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19세기 초부터 보다 경제적이고 실용적이며 정확해진 해상시계인 크로노미터가 생산되기 시작했고, 더 많은 항해사가 크로노미터를 가지고 항해에 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크로노미터가 점차 보급되어 해군뿐만 아니라 무역선과 일반 선박도 활용할 수 있게 되자 항해의 정확성과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각국은 해상시계의 성능을 표준화하기 위해 검증 절차를 마련했고, 경도와 시간을 통일된 기준으로 측정하기 위해 본초자오선을 영국 그리니치로 통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해상시계의 보급과 더불어 항해의 효율성을 크게 증대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기획전시 연계 교육 <큐레이터의 시선>